사실은 당신이 더 할런지도 by KUDO-J


언젠가, 아파트 내 뭇 남성과 잠시 동안 목소리를 높혔던 적이 있었다 - 창문을 열고 아파트 복도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길래, 그러지 말라고 했더니, '당신 이 아파트 사는 사람이냐'부터 시작해, 이상한 소리들을 늘어 놓았다. 해서, 이런 저런 언쟁이 잠시 오고 갔으나, 별 탈 없이 무마되었다.

어젯 밤 10 시쯤 - 아파트 밖으로부터 고래고래 고함짖는 소리의 흔적이 들리길래, 차에서 뭣 좀 챙겨도 올 겸, 겸사겸사 밖으로 나가 봤더니, 한 중년의 남성이 술에 취해 고함을 지르며 배회하고 있더랬다.

고함 내용을 들아 보니, 아파트 내 주차 구역 일부 차량들의 주차 꼬라지가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이었고, 해서, 온갖 쌍욕을 혼자 뿜어대는 중이었다.

"C발 것들 .... 창자를 꺼내 .... 너그들이 아파트 풀이라도 한 번 .... 개 썅 ..."

짐작컨대, 일부 차량들이 개념 없이 주차를 해 놓은 바람에, 이 중년의 남성은 아파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울 수 밖에 없었던 상황. 해서, 술의 힘을 빌려, 그동안 무개념(?) 아파트 주민들에게 쌓였던 울분을 뿜어내고 있는 중이었던 것. 

근데 말이다 ..... 그 놈이 그 놈이다.

아파트 복도에서 담배를 피다 (나와) 잠시 언쟁이 있었던 그 놈이 바로, 오늘 밤 고요한 시간에, 창자 어쩌고 욕지꺼리를 뿜어대고 있는 그 놈이란 것.

인간이란 동물의 본성이 원래 그렇다 - 남 잘못은 기가 막히게 발견해도, 제 잘못에는 거의 맹인 수준이란 것. 

헬조선이라 일컬어지는 이 반도국에서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면 말이다, '내가 저 놈으로부터 어떤 피해를 당하고 있는가'를 너머, '나의 행동들이 타인들에게 행여 피해를 주고 있지는 않은가'에 대한 자각과 인식이 생겨나야 한다. 하지만 볼진대, 전자에 대한 반도인들의 시력은 2.0 을 너머 3.0으로 치닫고 있지만, 후자에 대한 인식은 아직까지도 맹인 수준.

오늘이라도 당장 밤 거리를 살펴 보라 - 제 잘난 맛에, 하이빔과 안개등까지 밝히고 돌아 다니는 반도인들이 얼마나 득실거리는지. 상대 운전자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렇게 눈뽕을 때리는 놈들이, 누군가 행여라도 제 앞으로 급히 끼여들면, 개념이 있네 없네 욕을 뿜으며, 빵빵 울려댄다.

'나'를 살피려는 '안의 눈'이 뜨이지 않는 한, 반도국에서의 삶은 앞으로도 쭈욱 헬조선일 터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