문화 폭력 by KUDO-J


'문화' 혹은 'Social Norm' 이라 불리는 것들, 어느 한 개인의 생각과 의지만으로는, 거부하기도, 바꾸기도, 사실 불가능이라 해도 좋을만큼 힘든 현상이다. 하지만 그럼에도, 그 '옳고 그름' 혹은 그 '합리성'에 대해 따져보고, 짚어 보려는 시도는 그 누구도 말릴 수 없을 터.   


(한국 '문화'에선) 흔하디 흔한 풍경이다 - 한 쪽은, 고개를 돌려 고이 접어 모은 두 손으로 잔을 받들어 마시고, 다른 한 쪽은 세상 편한 자세로 마신다. 사진은 비록 술자리 풍경이지만, 저와 같은 상호간의 '비대칭' 혹은 '불균형'은 소위 '한국 문화'라 일컫는 곳곳에 만연하다. 

한 쪽은 허리 숙여 인사하고, 다른 한 쪽은 꼿꼿하게 서서 그걸 받는다; 한 쪽은 두 손 모아 악수를 청하고, 다른 한 쪽은 편안히 뒷짐 진 모습으로 그걸 받는다 ....

저와 같은 비대칭적인 모습들, 즉, 한 쪽은 뭔가 쪼그리고 움츠리고, 반대로 다른 한 쪽은 세상 편한 그런 자세, 포장해서 말하자면, (한국의) 문화요, social norm 이겠지만, 그 내면의 실상을 말하자면, 문화라는 이름 하에 철저히 묵과되는 '차별'이요, 나아가 '폭력'이라 하겠다.

문화의 한 측면일 뿐인데, 그걸 '폭력'으로까지 모는 건 좀 과한 오바 아닌가? .... 라는 생각이 든다면, 당신의 사고와 몸이 저와 같은 차별과 폭력에 이미 너무 단련되거나 익숙해져버려, 그것이 차별과 폭력이라는 간단한 인식조차 불가능하게 된 상태일 터.

생각해 보라 - 저렇게 (한 쪽은) 몸을 움츠리고, 조아리고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? 둘 중에 하나다 - 상대가 연장자이거나 상급자. 바꿔 말해, 나이 혹은 계급에서, 상대하는 이가 나보다 '위'라는 그 이유 하나 뿐이다. 존경? 존경심을 가질만큼 상대에 대해 잘 알고 있는가? 그럼, 상대의 인격과 품성이 존경과는 거리가 먼 자라면, 저런 조아림을 생략해도 아무 탈이 없을까? '상대'에 대한 존경? 상대의 '무엇'에 대한 존경인가? ... 결국, 상대의 '나이'와 '직급'에 대한 조아림일 뿐이다.

그 반대도 마찬가지 - 저렇게 (다른 한 쪽은) 세상 편한 자세로 있어도 무방한 이유 역시 하나 뿐이다: (그게 나이든 지위든) 내가 더 많고, 내가 더 높기 때문.

이렇듯, 소위 한국 '문화'라 일컬어 지는 것들의 속내를 들여다 보면, 그 근본부터가 차별 일색이요, 쌍방이 아니라 일방이다 - 적거나 낮으면, 몸과 언어로 조아려야 하고, 그리고 그런 조아림은 언제나 적고 낮은 쪽만의 의무다 (많고 높은 쪽은 딱히 따라야 할 신체적 의무가 없다).

이런 얼토당토 않은 차별과 폭력이 '문화'라는 방패를 두르고 보호 받는 곳, 그런 문화권에서 성장하게 되면, 자연스레 이런 사고 방식들이 스며들 터 - "까라면 까야지 어디서 말대꾸야, 내가 너만 할 때는 ..."

근래에 자주 오르내리는, 대한땅콩 및 양진포르노와 같은, 소위 가진 자들의 (개념 없는) 갑질, 그 근본적인 원인은, 저와 같은 '차별'에 기반을 둔 한국 문화가 아닐까 싶다 - 나이 적고 직급이 아래면 이유 불문 조아려야 하는, 그래야 '싸가지를 챙겼다' 하는 문화. 반대로, 나이가 많고, 직급이 위면, '내 마음대로' 해도 된다는 문화, 이 말도 안되는 '차별과 폭력'들이 '문화'라는 우산 속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이상, 제 2, 제 3 의 대한땅콩은 언제 어디서든 튀어 나올꺼란 것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