조사라는 꼼수 by KUDO-J


1. 문법가들이 애용하는 변명들 중에 '부사'라는 게 있다 - 모르면, 그냥 '부사'라. 예를 들어, 주.목.보/수식처럼 뭔가 딱 맞아 떨어지는 명사절/형용사절과 달리, 부사절이라 이름 붙혀 놓은 것들의 속을 들춰 보면, '이유, 목적, 조건, 결과, 양보 ...', 햐튼 별의별 잡다한 것들을 다 쑤셔 넣어 놨다.

2. 언어학자들이 애용하는 궁여지책들 중에 'Particle'이란 게 있다. 앞서 말한 '부사'처럼, 모르면 일단 그냥 '소사/조사'라. 

소위 국어학이란 걸 보면, '-이/가' 와 같은 것들을 일러 구조격 조사라 하는 반면, '-에(게)/으로' 등은 '부사격' 조사라 부르는 이들이 있다. 근데, 이런 식으로 '조사'를 마구 갖다 쓰게 되니, 서술격 조사, 호격 조사, 인용 조사, ... 별의별 조사들이 다 나온다.

3. 반면, '-에(게)/으로' 등을 일러 (영어와 같은 언어들의 전치사(Preposition)에 상응하는) '후치사(Postposition)'로 보는 이들도 있다. 근데 애매하다:

a. to him/*he

보다시피 전치사는 자신이 취하는 목적어에 특정한 '격(Case)'을 부여한다. 근데 한국어의 경우, 해당 명사에는 그 어떤 격도 허용되지 않는다:

b. *철수를-에게; *철수가-에게; *철수의-에게

자신의 연구든, 타인의 주장이든, 그것이 화려한 언어학적 용어로 치장해 놓은 한낱 '재서술(restatement)'인지, 아니면, 진정으로 진일보한 '설명(explanation)'인지, 항상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- 내 말이 아니라, Chomsky 교수의 말을 약간 손 본 것이다.


덧글

  • Almasi 2018/10/29 20:45 #

    저는 '필수적 부사어'란 용어가 굉장히 모순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. 그냥 보충어/부가어로 구분하면 될 것 같은데 말이죠.
  • KUDO-J 2018/10/30 19:53 #

    듣고 보니 그것도 그렇군요, 마치 네모난 삼각형 처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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