습관 들이기 나름인 습관 by KUDO-JR


1. 대략 20 여년 전 - 대학원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, 두꺼웠던 원서 전공책들에 위압감을 좀 받았더랬다. 전공하리라, 그래서 (그나마) 예습이 돼 있었던 통사론은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, 다른 분야 그리고 생소했던 분야들의 원서들은, 읽어 이해해 나가기에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아 제법 부담이 되었더랬다.

해서, 비슷한 부담을 느끼던 동기 중 한 명은, 묘한 꼼수를 생각해냈었다 - 해당 원서의 번역본을 빌려 보는 것. 나는, 게으르기도 하고, 또 의외로 우직한(?) 면도 있어, 죽이 되든 밥이 되든, 그냥 원서를 구워 삶자 .... 어차피 넘어야 할 산(?)이 아닌가 ..... (글고 번역본이 없는 건 어째?) .... 뭐 이렇게 생각했었다. 20 여년 후, 나는 읽고, 그는 여전히 읽지 못한다.

2. 국내든, 해외로든, 이사할 때 마다 '책'은 나름 골칫꺼리였다 - 그 양과 그에 따른 무게. 마땅한 해결책을 강구하지 못한채, 세월은 흐르고, 책은 더 많아지고 .... 그러다 어쩌다 iPad 를 사용하게 되었고, (초반의) 심리적 불편함을 겨우겨우 극복하게 되었더랬다.

뭐 그런 것들 - 자고로 페이퍼는 종이로 (출력해) 읽어야 .... 그래야 여기저기 메모도 하고, 그렇게 긁어 가면서 .... 모니터로 읽으면 뭔가 좀 ... 촥촥 감기는 맛이 덜하고, 왠지 이해도 더 안되는 것 같고 .... 뭐, 이렇게들 말하지 않는가. 해서, iPad 로 읽던 초반에는 비슷한 심리/습관으로 좀 고생 아닌 고생을 좀 했었더랬는데, 그래도 이사 시 책의 불편함을 떠올리며 꾸욱 참고 ....

그로부터 2~3 년, 어느새 책이 확 줄어 들었고, 그에 따라 iPad 로 읽기도 익숙해졌다 (종이책이 어색할 정도로).

3. 읽는 '책' 장르래야, Linguistics/Philosophy of Mind/Biology/Physics, 뭐, 대략 이정도를 돌고도니, 어지간하면 pdf 로 구할 수 있고, 또 신간이래도 Amazon, Google books 등을 통해 어지간히는 살펴볼 수 있다. 모니터로 읽기, 내겐 신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다.